동문회장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73학번 국어교육과 졸업생 이종출입니다.(정년 퇴임, 울산 거주)
이번 '경상대'와 '경남과학기술대'를 통합하면서, 교육부에 '경상국립대학교'로 교명 변경 신청을 한다는 GNU Newsletter(241호)를 봤습니다. '국립'이라는 설립 주체는 넣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저는 교명 변경과 관련하여 다른 뜻을 가지고 있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제가 입학을 했을 때는 이미 '慶尙大學'으로 작명(作名)이 끝난 상태더라고요.
그런데 이 '慶尙大學'은 우리쪽에서 봤을 때는 '慶尙道大學'인데 '道'만 뺀 것이니, 잘 알아 차리겠지... 경남을 뛰어 넘어 경북까지 아우르는 넓은 의미니까 우리가 '慶南大'보다 한 수 위다 라고 생각 하였겠지요.
 그러나 이 교명을 사용한 지 50여 년이 가까워 오지만 아직도 진주를 벗어나면 일반인들(특히 많이 못 배운 분들, 시골 분들)은 '경상대학'이라고 하면, '그런 대학도 있나?', '어디 있는데?' 하고 의아한 표정을 지어, 꼭 다시 부언 설명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동안 '慶尙'이란 단어에 '-道'나 '-南道'를 붙이면 자연스럽게 '영남지방'으로 받아들이는데, '-大學(校)'을 붙이면 그렇게 받아들이지를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꼭 같은 '慶尙道'라는 의미를 가진 '영남(嶺南)'은 '영남대학' 했을 때, 대구에 있는 지역대학이라는 고유성을 지니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경상(慶尙)'은 '경상대학' 했을 때, 진주에 있는 지역대학이라는 고유성이 사라져 버립니다. 그럼 왜 그럴까? 문제는 종합대학의 단과대 '經商大學' 때문인 듯합니다. '慶尙大學'과 '經商大學'은 한글로 썼을 때, 표기가 같고 발음이 같습니다. 거기다가 전국 대부분의 종합대학에는 경영상업계열 단과대학 '經商大學'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경상대학'이라 하면 으레 우리 '慶尙大學'(고유명사)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종합대의 단과대 '經商大學'(보통명사)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전국에 하나밖에 없는 진주에 있는 '慶尙大學'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어느 종합대학의 단과대학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우리는 이 헷갈림을 하루속히 해결해 줘야 합니다. 모르는 상대에게 내가 나온 대학을 길게 설명하게 되면, 힘이 들고 구차해 심히 자존심이 상하고, 출신대학을 말하기 싫을 때도 있습니다.
또한 漢字로 기록을 하면 이해가 좀더 쉽겠지만, 한글시대라 그것도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종합대마다 자기네 단과대를 '상경대'라 안 쓰고 '경상대'로 표기하나, 못하게 할 강제력도 없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경남대에도 자신들의 단과대를 '경상대'로 표기하여 우리를 약 올리더라고요. 연세대는 '상경대'로 표기)

  그렇다면 교명 변경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첫째, 부언 설명없이 단박에 들어와야 하고
  둘째, 지역적 고유성과 역사성이 녹아 있어야 하고 
  셋째, 헷갈리지 않아야 하고 
  넷째, 다른 대학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아야 합니다.(더 크고 멋진 이름?)
최선을 얻지 못한다면 미래를 보고 차선을 선택해야지요.'慶南大' 교명을 못 가져 온다면,
인하공대→인하대, 공주사대→공주대, 울산공대→울산대, 목포교대→목포대, 안동교대→안동대로 바꾸었듯이, 처음 진주농대→진주대로 바꿨어야 했어요. 그랬더라면 그동안의 진주농대 인지도에 그후 진주대의 활약이 더해 지금쯤은 인지도가 엄청 올라갔을 터인데, 그동안 우리가 '경남대'를 못 가져오다 보니, 고육지책으로 경남대보다 더 크고 넓은 의미의 경남, 경북을 아우르는'慶尙大'를 한 것 아닙니까?

그래서 저는 너무나 잘 알려진, 설명이 필요없는 '晋州'에다(대한민국에서 진주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까, 북한 사람까지) '-大學'을 결합한, 보석 진주(珍珠)를 연상시키는 '晋州大學校(진주대학교)'가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고등학교 입시 홍보할 때는,
'보석 같은 대학!, (국립)진주대학교!',
'珍珠(진주) 같은 대학!, (국립)晋州(진주)대학교!'
라 인쇄도 하고요.

  '경남'이라는 단어를 살린다면,

  '西경남대' : 서부 경남에 위치한 대학. 그러나 서부와 경남을 단순히 합치게 되면 '서부경남대학'인데 약칭으로 '西慶대학'이 되니까, 한자는 다르지만, 이미 서울에 '西京大學'이 있어서 안 되고, '西경남대학'은 되겠더라고요. 서쪽은 약하게 느껴지면서 경남은 강하게 나타나더라고요.
('東서울대학', '南서울대학'은 서울에 있지도 않고, 경기도 성남, 충남 천안에 있으면서도 교육부 인가를 받아냈으니까요. 경남대학도 이의를 못 걸겠지요.)

  다음은 '경남第一대' :  줄이면 경북의 '경일대학'이 되니까, 반드시 완전하게 '경남제일'이라고 다 말해야겠지요. 경남의 거점 국립대학이니까. 
 
  아니면 이번에 우리대학과 통합한 '慶南科學技術大' 교명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더라고요. '慶南'에 '科學·技術'이란 단어를 붙임으로 해서, '경남'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이 대학의 수준을 레벨업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겠더라고요. 

  또 '경상북도'가 아닌 '경상남도'를 나타내는 말로 '남도'라는 말도 있으니까, '남도대학(南道大學)'은 어떨까도 생각해 봤어요.

 그래도 제일 좋은 이름은 '진주대'라는 생각이 들어요. 진주는 설명이 필요 없잖아요. 어디 있어? 이런 말 못 하잖아요(진주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까). 물으면, '당신 진주농대 알지?', '그게 진주대학으로 바뀌었어.' 하면 끝난다.
그래서 국립 거점대학으로서 지자체명을 못 가져 온 게 억울하기는 하지만, 우리의 역량이 부족하고, 교세(校勢)와 운(運)이 그것 밖에 안 되는 것을 탓하면 무엇하겠습니까?
어정쩡한 '慶尙'이란 교명을 가지고 반백년을 사용해 봤지만 안 되잖아요? 지금이라도 바꿔서 착실히, 서울농대 다음으로 유명한 진주농대였듯이, 진주를 빼고 임진왜란을 말할 수 없듯이, 그런 바탕을 가지고, 새로운 교명으로 착실히 벽돌을 쌓듯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 동문이 아닌 일반인들도 알아주는 날이 오겠지요. 당장 '어디 있는 대학인데?'라고 묻는 사람은 없겠지요.
  세상 일이란 알 수 없지요! 경남에서 창원·마산·진해가 떨어져 나가고 진주시대가 다시 올지? 사실 삼한시대 이후 천년 이상 경남 최고의 도시가 진주였었잖아요? 1925년 4월 1일 경남도청이 진주에서 부산으로 옮겨가기 전까지만 해도, 어디 부산이나 마산이 진주에 게임이 되었나요? 진주를 본관으로 하는 진주 강씨, 진주 하씨, 진주 정씨, 진주 류씨 등 성씨만 하더라도 진주가 얼마나 대단한 도시인가를 말해 주잖아요.
이번 교명 선정 후보 명단에 '晋州大學校'는 아예 없더라고요.
입학 이후 그동안 많이 생각해 봤는데, 참 적당한 이름이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분명 있기는 있을 텐데...
그럼 더운 날씨에 회장님 건강 잘 챙기시고 하시는 일 뜻대로 되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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